Movie review

가버나움 Capernaum (2018) - 스포주의

synergy 2023. 2. 9. 00:00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한
"부모님을 고소하고 싶어요..." - 출생기록조차 없이 살아온 어쩌면 12살 소년 '자인'으로부터
칼로 사람을 찌르고 교도소에 갇힌 12살 소년 자인은 부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 신분증도 없고, 출생증명서도 없어서 언제 태어났는지도 모르는 자인. 법정에 선 자인에게 왜 부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지 판사가 묻자 자인이 대답한다. ‘태어나게 했으니까요. 이 끔찍한 세상에 태어나게 한 게 그들이니까요.’ 올해 칸영화제에서 큰 화제를 모으며 심사위원대상을 거머쥔 나딘 라바키의 <가버나움>이 담아낸 베이루트와 그곳 사람들의 모습은 참담하다. 몇 명인지 알 수 없는 아이들이 뒤엉켜 사는 혼란스런 집안모습에서 시작해 강한 자들만이 살아남는 비열한 거리에 내몰린 갈 곳 없는 아이들의 모습은 지옥도를 보는 듯 절망적이다. 아이가 부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는 파격적인 스토리지만, 영화는 법정드라마를 따라 가기 보다는 희망 없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온기 있는 카메라로 담아낸다. 영화의 리얼리티를 강화하기 위해 캐스팅에도 신경을 썼는데, 주인공 자인 역을 맡은 배우는 실제 거리에서 배달 일을 하던 10세 소년을 캐스팅했고, 동생 역을 맡은 여자 아이는 시리아 난민 출신으로 거리에서 껌을 팔던 소녀를 캐스팅했다.

-다음영화에 나타난 줄거리-


설에 제주도에 내려가서 가족들과 영화를 보게 되었다. 엄마가 추천을 받은 영화라고 하면서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되었다.
영화의 배경은 레바논에 있는 작은 도시 가버나움의 빈민촌이라고 한다. 레바논은 내전이 많이 발생한 지역으로만 알고 있다. 영화 초반에 아이들은 총기로 보이는 것들로 장난을 치며 노는 장면을 보여준다. 내전이 많고 상황이 힘들 줄만 알았지 사실 실상에 대해 잘 몰랐던 것 같다.

자인은 경제 능력이 없는 부모의 막장스러운 방임과 학대에 노출되어 힘겹게 살아간다. 자인은 맏이이며 많은 동생들을 보살피고 슈퍼 식료품 배달, 가스통 교체, 길거리에서 스낵을 팔기도 하고 약국에 가짜 처방전을 들고 마약성 약들을 수집하여 물에 녹여 옷에 묻히고 팔면서 근근이 살아나간다.


여러 동생들 중 나이차이가 제일 안나는 여동생을 특히 아꼈는데 어느 날 여동생이 월경을 시작하게 된다. 그래서 자인은 자기 웃옷을 벗어주며 간이 생리대를 만들어주고 부모님에게 들키지 않을 것을 당부한다. 월경을 한 여자아이는 팔려나가기 때문이다. 자인은 여동생이 팔려나가기 전 동생과 도망칠 준비를 한다. 그러나 결국 부모님이 그 계획을 알게 되고 여동생은 집세와 닭 몇 마리에 팔려나가게 된다.

화가 난 자인은 결국 집을 나가버리고 어딘가 자기와 다른 세계인 것만 같은 놀이동산에 이끌려 들어간다. 거기에서 자신에게 따뜻하게 대해주던 난민 여성을 만나게 되었고 갈 곳이 없는 자인을 자기 집에 데려간다. 그 난민 여성은 아프리카계 여성이었는데 돈을 벌기 위해 레바논에 왔지만 아이를 낳게 되자 고국에 돌아가지 않고 레바논에 살려고 한다. 결국 가짜 ID를 사기에는 터무니 높은 돈을 벌기 위해서 열심히 일하게 된다. 낮에 일하는 동안 자인에게 자신의 아이를 돌볼것을 부탁하고 자인은 여동생을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 때문인지 그 아이를 성심성의껏 돌본다. (이때 재미있는 장면들도 많이 나와서 좀 유쾌했다. 이웃집 TV를 거울로 보여주거나 라이언킹을 묘사하는 장면이나 ㅎㅎ)


그런데 그 난민 여성은 결국 경찰에게 불법이민자인 것을 들켜서 수용소에 끌려들어가게 된다. 그렇게 자인과 아기만 남겨졌다. 자인은 어떻게든 아이를 살리려고 노력하였고 결국 돈이 떨어져 예전에 약국에서 마약성 약을 사서 싸구려 음료수를 팔던 걸 생각해내서 돈을 벌면서 끼니를 때웠다. 아이러니하게도 결국 자인은 부모님이 자기 동생들에게 했던 행동을 똑같이 하게 된다. 그러나 자인은 정말 진심으로 아이를 돌본다.(결국 부모의 잘못이 아닌 사회의 잘못을 꼬집어내는 것 같다.)

결국 자인은 아이를 책임질 수 없게 되고 우연히 친해진 길거리 간식을 파는 소녀에게 더 이상 먹고사는 걸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북유럽(?) 국가에 갈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다. 그래서 그곳을 보내준다는 상점에 갔는데 아기를 자기에게 맡기라 한다. 너무나 찜찜하지만 결국 자기는 책임질 수도 없어 그 아기를 상점주인에게 맡기고 자신도 떠나고 싶다고 말한다. (알고보니 상점주인은 불법적으로 아기들을 판매하였다.) 그러나 상점주인은 ID 카드가 필요하다고 한다. 결국 자인은 자신의 출생증명서를 받기 위해 본가로 돌아간다.



집에 돌아온 순간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누군가 병원에 갔다고 한다. 알고 보니 자기가 정말 사랑하던 여동생이었다. 자인은 그 여동생을 사버린 집주인이 여동생을 죽게 했다고 생각하고 칼을 들고 찔러버리게 된다.

그러고 법원에서 자인은 서게 된다. 알고 보니 여동생은 10대 초반에 임신을 했고 너무 어린 나이의 임신은 그 여동생의 목숨을 위험하게 하였다. 그래서 병원에 갔지만 여동생의 신분을 증명할 서류가 없어서 진료가 거부되었고 결국 그렇게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

자인은 교도소에 갇히고 다시 엄마가 찾아온다. 엄마는 자인에게 다시 돌아와 달라고 부드럽게 말하며 '불행이 찾아오면 또다른 축복이 또 찾아오나 보다. 딸을 임신했단다. 네가 필요해.'라는 말을 한다. (이 말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자인도 분노가 가득 찬 채 어머니를 무시하고 수용소로 돌아간다. 다큐멘터리에서 아동학대에 대해 나오게 되고 자인은 전화연결을 통해 부모를 고발하고 싶다고 한다.




법정에서 서게된 부모는 자기도 아이를 잘 키워보고 싶어서 그렇게 살아왔다고 말하며 슬퍼하며 반론을 펼쳤다. (참 이런 상황이 부모의 탓만 할 수 없음을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인의 부모님은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인은 국선변호인을 통해 부모와 분리되고 새로운 ID카드를 받고 자유로운 삶을 살게 된다.

이 내용은 픽션이나 실제 자인은 빈민가 소년이었고 이 영화를 통해 네덜란드에 입양을 가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내가 얼마나 빈민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이 심한지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최근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대지진이 발생하였다. 요새 SNS에서 나타났지만 한 소녀가 갓난아기 동생을 구하기 위해 "꺼내주면 평생 당신의 노예가 되겠다"라고 호소했다고 한다. 이 영화의 이야기가 픽션이 아닌 논픽션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3020814372921516

"구해주면 노예가 될게요"…동생 껴안고 17시간 버틴 소녀 절규 [영상] - 머니투데이

튀르키예(터키)·시리아 대지진으로 8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건물 잔해 밑에 깔린 채 17시간 동안 남동생을 지킨 7살 소녀의 사연이 전해졌다.7일(현지시간...

news.mt.co.kr

https://youtu.be/Erc1WeQyxTs



튀르키예에 신혼여행을 가려고만 생각했던 내가 좀 부끄러워졌다. 튀르키예, 시리아 지진과 관려하여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은 무엇일지, 또 우크라이나 전쟁에 너무 무지했던 건 아닌지 도와줄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Movie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라스트 홀리데이 Last Holiday(2006) - 스포주의  (0) 2021.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