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김마라 - 일잘러의 보고서 작성법

synergy 2022. 12. 21. 19:38

어느 날 사업계획서 ppt를 작성하고 나서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은 적 있었다. 나는 연구 개발 쪽의 사업계획서를 작성했고 피드백을 한 번도 못 받다가 다 낼 때 돼서야 연관도 없는 사람에게 평가를 받으니 조롱을 받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 분위기가 불쾌하기도 했지만 아마 내 자신의 ppt를 잘 못 만든다는 자격지심이 나를 화나게 했을 것이다.

요새 빽빽이 사람들로 가득한 곳에서 폰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책을 읽는 게 좀 불편해졌다. 어느 날 동생이 윌라를 듣는다고 해서 같이 사용하게 되었고 거기에서 일잘러의 보고서 작성법이라는 클래스가 눈에 띄어 듣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 특히 구조화에 대해 크게 깨달았던 것 같다. 그동안 서론-본론-결론 등의 일반적인 틀에 갇혀 정작 중요한 핵심을 뽑아내는 것을 놓쳤던 것 같다.

다음은 책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모든 직장인들은 너무 바쁘고, 너무나도 게으르다는 것이죠.

내 문서를 정독하는 사람은 나뿐입니다.

상대에게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상대의 시간을 아껴 줘야 합니다.

"유치원생이 보더라도 뭘 하라는지 알게끔 써 봐."라는 리더의 한마디는 저에게 있어 문서를 제대로 쓰기 시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문서는 '글'이 아니라 '말'입니다.

문서는 말이나 메신저로 할 이야기를 파워포인트나 워드, 키노트 등 다른 도구를 사용해서 '말'하는 것뿐이에요.

카톡 창을 열어 말을 전하는 것과 빈 문서를 열어 말을 전하는 것은 그 목적과 역할이 동일합니다.

실무에서 만들어야 하는 문서에는 양식과 법칙이 없습니다.

문서 쓰기를 어려워하는 분에게 문서의 구성 요소가 무엇인지 물어보면 '개요', '배경', '목적', '방안', '효과', '결론' 같은 '단어'들을 떠올립니다. 이런 단어들은 문서의 구성 요소가 아니에요. 그동안 구성 요소라고 생각했던 이 단어들은 머리에서 완전히 지워도 괜찮습니다.
할 말을 먼저 생각하고 말을 구성할 수 있도록 자료를 나열해서 각가의 제목을 붙이는 거죠.
<상황 1>
작년 대비 상반기 매출이 하락했다. 하반기 매출 상승을 위해 수영복 카테고리 20% 할인 쿠폰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준비하기로 했다.
상사 : 00님, 프로모션 기획안 정리해 주세요. 쿠폰을 무제한으로 지급하는 기능이 현재는 없어서 개발팀에서 리뷰가 필요하겠네요.

개발팀에게 이 기획안을 통해서 하고 싶은 말 :
개발팀 여러분~ 우리 회사 상반기 매출이 많이 떨어져서요. 갭라이 필요한 요소들이 있는데 00일까지 이거 해 줄 수 있을까요?

구성요소 뽑아내기 :
1. 상반기 매출 (우리 회사 상반기 매출이 많이 떨어져서요.)
2. 이벤트 내용 (이런 이벤트를 통해)
3. 기대 효과 (매출 방어를 하려고 합니다.)
4. 필요한 개발 요소 (개발이 필요한 요소들이 있는데)
5. 이벤트 일정 (00일까지 해 줄 수 있을까요?)

 

<상황 2>
작년 대비 상반기 매출이 하락했다. 하반기 매출 상승을 위해 수영복 카테고리 20% 할인 쿠폰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준비하기로 했다.
상사 : CS팀에게도 프로모션 기획안 전달해 주세요. 수영복 카테고리 파트너사들에게 문의가 많이 올 거에요.

CS팀에게 프로모션 기획안을 전달함으로써 말하고 싶었던 메시지 :
CS팀 여러분~ 우리 00일부터 이런 이벤트를 할 예정입니다. 수영복 카테고리 파트너사에서 문의가 오면 잘 응대 부탁드려요.

구성요소 뽑아내기 :
1. 이벤트 일정 (00일부터)
2. 이벤트 내용 (이런 이벤트를 할 예정입니다.)
3. 예상 FAQ (수영복 카테고리 파트너사에서 문의가 오면 응대 잘 부탁드립니다.)

 

<상황3>
코엑스에 팝업스토어를 열어 20대를 타겟으로 브랜드 홍보 부스를 열기로 했다. 최근 트렌드가 '뉴트로'이기에 팝업스토의 컨셉을 '8090 감성의 뉴트로'로 하고자 한다.
상사 : 코엑스 팝업스토어 일정이 얼마 안 남았네요. 이번엔 00님이 컨셉 한번 잡아 보세요.

팀장님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 :
팀장님, 최근 동향을 살펴보면 20대들한테 뉴트로가 정말 핫해요. 주 타겟인 20대에 맞춰 이번 팝업스토어 컨셉을 뉴트로로 이렇게 하면, 목표 인원 달성은 물론이고 SNS 바이럴도 활발히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구성요소 뽑아내기 :
1. 최근 동향 : 팀장님, 최근 동향을 살펴보면 20대들한테 뉴트로가 정말 핫해요
2. 팝업 스토어 콘셉트 : 주 타겟인 20대에 맞춰 이번 팝업스토어 컨셉을 뉴트로로 이렇게 하면
3. 기대효과 : 목표 인원 달성은 물론이고 SNS 바이럴도 활발히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문서를 작성하기 전 상대와 메시지를 생각했고, 구성 요소도 확정해서 모든 자료를 다 마련해 두었습니다. 이제 드디어 빈 문서에 각 구성 요소별로 핵심 메시지와 설명/근거, 그리고 시각 자료를 담을 차례입니다.

핵심메시지 = 구성 요소에서 전하고자 하는 딱 한마디

설명/근거 ="왜? 어떻게?"라는 질문에 답변할 수 있는 부가 설명

시각자료 = 핵심 메시지를 더 빠르게 이해시킬 수 있는 자료

한 장, 하나의 구성 요소별 한 마디씩만 인지시킬 수 있어도 성공적이라는 점을 꼭 유념해야 합니다.

 

문서 하나를 만들 때 소요되는 시간을 100이라 한다면, 메시지와 구성 요소릉 떠올리고 핵심 메시지 • 설명/근거 • 시각 자료 순으로 담는 작업의 비중은 100에서 30 정도밖에 되지 않아요. 100에서 50의 긴 시간과 열정을 쏟는 단계가 바로 문서의 순서를 정하는 단계이죠. 그리고 남은 20의 시간은 더 나은 가독성을 위해 디자인을 보완하는 데 사용합니다.

 

문서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필수 단계

문서의 구성 요소를 문서에 담은 뒤 문서의 완성도를 올리기 위해 반드시 거치는 과정이 있습니다. 바로 첫 페이지로 돌아가서 한 장씩 넘기면서 소곤소곤 입 밖으로 말해 보는 겁니다. 이때 반드시 지캬야 할 것은 세 가지!

1. 절대 눈으로만 읽지 않을 것
2. 발표를 위한 문서가 아니더라도 무조건 읽어볼 것
3. 입 밖으로 꺼내는 말이 매끄러운 대화가 될 때까지 무한 반복할 것
문서다 말처럼 이어지지 않는 3가지 경우

1. 말의 순서가 매끄럽지 않은 경우
2. 나는 말을 하는데 문서에는 담겨 있지 않는 경우
3. 나는 말을 안 하게 되는데 문서에는 크게 담겨 있는 경우

다음 과정을 꼭 거칩니다.
1. 말의 앞뒤가 꼬이면 슬라이드 순서나 구성의 순서를 바꿔 봅니다.
2. 말을 해야 자연스러운 연결이 되는데 문서에는 없는 경우 해당 내용을 빠르게 구해서 넣습니다.
3. 문서에는 크게 강조되어 있지만 내용과 흐름이 맞지 않거나 비약이 있으면 맨 뒤 부록(appendix)으로 빼거나 아예 삭제합니다.

이 과정을 무수히 반복하며 작업 시간의 50%를 할애해 글이 매끄럽게 읽힐 때까지 공을 들입니다.
장에서 말하려는 핵신 메시지는 시선이 흔들리지 않도록 한 위치에 배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1. 간격을 균일하게 확보하고
2. 정렬을 올바르게 맞춰
3. 통일감 있게 다듬어 주기만 하면 깔끔한 문서가 됩니다.
문서의 디자인은 예쁘거나 화려하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문서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입니다.
기본 기능으로 문서의 간격, 정렬을 맞춰 통일감 있게 다듬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문서의 색은 핵심 메시지를 빠르게 이해시키기 위한 목적 하에 사용합니다.
'이것만 읽어도 이해가 가는 것'에 강조를 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 매우 가독성 있고 깔끔한 보기 좋은 문서를 만들 수 있습니다.
1) 문서의 작성을 시작하려면 반드시 듣는 사람(To)에게 내가 전할 메시지(Message)를 먼저 생각하고

2) 메시지로부터 구성요소를 정하여 핵심 메시지, 설명/근거, 시각 자료를 문서에 담습니다.

3) 그러고는 첫 장으로 돌아가 장을 넘기면서 혼잣말로 소곤소곤 내용을 훑으며 말을 해 보면서

4) 말을 꼬인다면 순서를 다듬거나, 말이 어색하다면 자료를 어 채우거나 빼기도 하고, 말이 너무 길어진다 할 때는 그 앞에 목차를 넣고, 같은 키워드를 반복해서 말하게 되면 소제목을 붙여 주기도 하며

5) 빠르게 읽히는 한 장, 한 장을 위해 상대방의 이해의 단계가 짧은 커뮤니케이션으로, 내 말과 문서가 읽히는 시선이 같이 갈 수 있는지를 검토합니다.

6) 이 작업을 끊임없이 반복하여 문서의 첫 장부터 끝 장까지 말이 매끄럽게 들리고 내가 결론적으로 하려고 했던 메시지가 잘 전달된다면

7) 가독성을 위한 문서 디자인을 시작합니다.

Tip)

8) 기본 기능으로 문서의 간격을 두고, 정렬을 맞춰 통일감 있게 다듬고

9) 직관적으로 이해시키기 위한 목적 하에 색을 사용하고

10) '이것만 읽어고 이해가 가는 것'에 강조한다면

11) 누가 봐도 가독성 있고 깔끔한 보기 좋은 문서를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어쩌면 '별거 없구나! 카톡이나 말처럼 그냥 쓰는 되는 거구나! 대단한 디자인 스킬도 필요 없었구나! 괜히 막막해했네!' 하고 책 내용이 쉽게 들렸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느낀 점

나는 늘 흰 배경만 보면 막막했었다. ppt를 어떻게 만들지 보고서는 무엇부터 시작할까 막막했다. 어느 정도 사회생활을 했고 이제 익숙할 줄 았는데 내가 아는 템플릿은 또 다른 사회에서 유용하지 않는 템플릿이 된다.

이 글을 읽고 나는 더 이상 흰 배경을 무서워하지 않을 것 같다. 막막하긴 하지만 이젠 무엇을 해야 할지 안다. 일단 핵심메시지를 끌어내는 것!

이후 핵심메시지 한 줄, 설명/근거, 그리고 그림만 넣으면 된다.

오히려 힘을 쏟아야 할 부분은 순서! 꼭 읽고 매끄러운지 알아야 한다. 늘 발표연습 해서야  ppt를 뜯어고쳐야 할 부분이 생겼는 데 다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 이 팁들을 사용하여 어디에서든지 핵심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일잘러가 되고 싶다!